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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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밤 평소보다 늦게 회진을 하다가 병실문을 통해 조용히 기도하는 환자를 보았다.나이는 43세.어느 유명회사의 중간관리자였다.처음 그는 항상 피곤하고 황달이 생겨 집근처 병원을 찾았었다.진단결과 간암이었다.암치료를 위해 병원을 돌던 그는 결국 피까지 토하게되자 필자가 근무하는 세브란스병원을 찾게된 것이다.이 환자는 B형 간염에 걸린 후 간경화가 되고 이것이 간암으로 발전한 경우였다.통계적으로 B형 간염이 걸린후 10년이 지나면 25%정도가 간경화로 된다.간경화가 10년쯤 지나면 간암으로 발전하는데 이 경우도 25%정도다. 피를 토해서 “검사도 겸해 내시경을 통해 경화요법을 시행합시다”고 권했다.하지만 가족들과 본인이 거절하며 “이제는 지쳤습니다.어느정도 증세나 좋아지게 해주십시요”한다.환자는 그후 2~3번 더 피를 토하면서 겨우 위기를 넘긴 상태다.솔직히 말해 말기 간암인 환자에게 더 해줄 의학적 치료법이 없다.겉으로 드러난 증세만 치료하는 대증요법뿐이다.기도하는 그의 모습에 “여호와께서 쇠약한 병상에서 저를 붙드시고 저의 병중 그 자리를 다 고쳐 펴시나이다”(시편41장 3절)의 의미가 되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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