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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날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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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스위스 바젤에선 ''웃음요법에 관한 국제학술회의'' 라는색다른 학술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독일인 정신과 전문의 미하엘 티체 박사는 웃음이 스트레스를 진정시키고 혈압을 낮추며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티체 박사는 웃음이 면역체계와 소화기관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는 웃을 때 통증을 진정시키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웃음요법은 이미 실제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독일의 아동병원에선 매주 1회씩 어릿광대를 불러 환자들을 웃기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사원들을 ''웃음 세미나'' 에 참석시키고 있다.한 보고서는 독일인들이 40년 전에 비해 하루 웃는 회수가 3분의1로 줄었고, 어린이가 하루 4백회 웃는 데 비해 성인은 15회밖에 되지 않는다고지적하면서 웃음부족이 성인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한다.웃음은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인도에선 건강을 위한 ''웃음운동'' 이 유행하고 있다. 가정과 직장에서 일과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바탕 웃음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다.웃음운동은 인도의 전통 수행법인 요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원숭이 웃음.노새 웃음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현재 인도에는 전국적으로 2백50여개 웃음운동클럽이 활동 중이다.웃음은 뇌의 활동에 의한 것이다. 미국 UCLA 대학병원 연구팀은 지난해3월 간질에 관해 연구하던 중 왼쪽 대뇌의 사지(四肢)통제 신경조직 앞에 있는 4㎠ 크기의 ''웃음보'' 를 발견했다.웃음보를 자극하자 환자는 우습지 않은 상황인데도 웃음을 터뜨렸다. 또 웃음보가 뺨의 근육을 움직이며, 즐거운 생각을 촉발해 웃음동기를 부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한국인은 일반적으로 웃음에 대해 인색하다. 웃음이 많으면 실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 보통이다.국문학자 김열규(金烈圭)교수는 ''한국인의 유머'' 란 책에서 한국인은 웃음을 깔보는 ''찌그러진 심성'' 과 함께 웃음에 대해 부당한 편견을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金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인간관계가 삐걱거리고 견디기 힘든 것은 웃을 줄도 웃길 줄도 모르는 ''웃음의 가뭄'' 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신랄히 비판한다.경제위기로 인한 생활고, 정쟁(政爭)으로 일관하는 정치권에 대한혐오 등으로 웃을 일이라곤 없는 요즘 각계 인사 1백여명이 모여 ''웃음의 날'' 제정을 위한 국민운동을 벌이고 있다.이들은 내년 7월 7일 제1회 웃음의 날에 국민적인 축제마당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가 얼마나 웃지 않길래 ''웃음의 날'' 제정운동까지 나왔을까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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