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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들을 아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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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않고 소년범들을 아들로 삼은 17인부모조차 거부한 아이들,잘못되면 평생을 그늘 속에서 살지 모를 아이들,선천적 장애나 난치 질환을 지닌 채 태어난 아이들이 아니다.바로 소년범들이다.순간의 실수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평생을 전과자로 살아야만 하는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거두는 어머니들이 있다.소년범 수용 시설인 대덕정보산업학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정사역을 펼치는 에바다선교회 회원들이다.회원 17명 대다수가 40,50대 장년으로 어머니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하지만 거의가 미혼이다.이들 수용 청소년과 씨름하다보니 혼기를 놓쳤기 때문이다.선교회가 정식 창립된 것은 1998년.그러나 그 뿌리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충주소년원을 찾던 이들 어머니가 1998년 대덕으로 함께 사역터를 옮긴 뒤 모임을 정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갖고 조석순 목사를 초빙해 이름도 지었다.그러나 이들의 실질적인 대표는 국경숙 전도사(51).국전도사도 대다수 회원과 마찬가지로 미혼이다.국전도사는 원래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공무원이었다.동생들 뒷바라지로 혼기를 놓친 국전도사는 과로로 폐병을 앓게 되자 하나님께 매달렸다.병만 고쳐주면 평생을 불쌍한 이를 위해 바치겠다고 다짐했다.몸이 회복된 국전도사는 신학을 공부한 뒤 86년 상도제일교회 특수선교사로 파송됐다.전공을 살려 1986년부터는 법무부 서울감별소에서 청소년 상담에 나섰다.상담만으로 성이 차지 않던 국전도사는 1989년 소년원 현지 선교로 방향을 틀었다.국전도사의 첫 임지는 춘천소년원.그 곳에서 국전도사는 역시 결혼도 않고 20년 넘게 교정업무에 매달려온 박양덕 전도사(63)를 만났다.박전도사의 활동에 감명을 받은 국전도사는 평생을 이들 청소년과 함께 하기로 다짐했다.1년여의 춘천 생활을 마감하고 1991년 충주교도소 옮긴 국전도사는 충주소년원이 대덕으로 옮기자 함께 봉사하던 어머니들과 함께 10년 넘게 청소년들을 뒷바라지하고 있다.회원들의 내부 규율은 의외로 까다롭다.항상 혈기왕성한 청소년을 대해야 하는 관계로 나이도 35세가 넘어야 한다.소년원 출입 때는 바지를 입어야 한다.이들은 매주 소년원을 방문해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야학을 한다.가족들로부터도 버림받은 이들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만기 출소하는 원생들에게는 직장을 알선해주기도 한다.소년원생의 대다수는 결손가정 출신이다.제대로 된 가정이라면 자기 자식을 소년원까지 보내지 않는다는 게 에바다 회원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그 때문인지 원생들 대다수가 사람을 그리워한다.열척 넘는 담장 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짜인 생활을 하다보면 이들 어머니가 오는 시간이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원생들이 이들 회원을 가장 반길 때는 간식시간이다.워낙 먹성이 좋은 때여서인지 금세 먹을 거리가 동난다.국전도사는 “꽉 짜인 재정 형편으로 간식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할 때가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이들 원생에게 최대 명절은 설이나 추석이 아니다.에바다 선교회 회원들과 함께하는 여름,겨울 수련회다.외부강사로부터 바깥소식도 듣고 나름의 고민도 털어 놓을 수있기 때문이다.원생들은 올 여름 수련회에서 청소년 문제에 관심많은 이강일 강도사와 함께 나흘간 신나는 날을 보냈다.선교회원들은 출소후 오갈 곳 없는 청소년을 위해 머물 곳도 마련하고 있다.국전도사가 1989년 경기도 용인군 구성면에서 ‘실로암의 집’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김영숙 전도사(53)가 대전에 ‘샬롬의 집’을 냈다.국전도사를 비롯한 회원 상당수가 이같은 청소년 사역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으나 결코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않는다.회원 대다수가 내 집 한 칸 없이 소년원을 오가고 있다.선교회원들이 활동하며 보람만 느끼는 것은 아니다.세월따라 수용 청소년들의 세태도 많이 달라졌다.활동 초창기인 90년대초만 해도 수용원생 대다수는 스물을 눈앞에 둔 층이었지만 최근에는 14,15살 아이도 흔하다.예전에는 원생들이 자신들을 여과없이 받아들였으나 최근에는 자신들을 오히려 역이용하려는 아이들도 자주 눈에 띈다.현재 이들이 안타까워 하는 부분은 시설내 규제가 많아 밀도있는 접촉이 이뤄질 수 없다는 점.90년대 초만해도 2,3명씩 분반 수업이 허용돼 1대1 지도가 가능했으나 최근 잇단 탈주사건으로 소규모 접촉을 가로막고 있다.국전도사는 “인연을 맺은 자식이 가정을 일궈 손자를 안겨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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