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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때 소록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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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년 7월 28일“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내 또한 삶의 애증을 짊지지 못할 때/저 머나먼 열사의 나라,아라비아로 나는 가다”청마(靑馬) 유치환의 ‘생명의 서’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견강부회 같지만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아 청마의 시 귀절을 떠올려본다.청마의 시처럼 범인이라면 삶의 애증을 짊어지지 못할 때 지글지글 태양이 작열하는 열사의 나라에 한번쯤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음 직하다.기자는 삶의 애증에 몸부림치는 기독인들에게 소록도에 한번 가보기를 권해본다.전남 고흥반도 녹동항구에서 손에 잡힐 듯 펼쳐진 소록도는 천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고요한 섬마을이다.사슴이 많아 소록(小鹿)이라고 불리는 이 섬은 잘 알다시피 오랫동안 천형(天刑)의 섬으로 인식돼왔다.한센씨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모인 소록도는 지난 시절동안 뭍에서는 잊혀진,잊어버리고 싶은 섬이었다.그러나 기자가 찾아본 소록도는 기도의 섬이었다.그곳의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은 감사와 기도의 조건을 갖고 있었다.잊혀진 그곳에는 평범한 일상에 울고 웃고 괴로워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작가 황석영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뒤 내뱉은 “사람이 살고 있었네”와 같은 의미로 “소록도에는 그리스도인이 살고 있었네”라고 말하고 싶었다.1200여명의 섬 주민 중 한센씨병이 있는 900여명과 이들을 치료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 300여명이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소록도였다.섬주민의 90% 이상이 기독인인 이 섬마을 주민들은 기도로 살고 기도로 죽는다.이들에게 기도는 호흡과도 같다.소록도를 방문해 이들에게 기도부탁을 하면 평생 잊지않고 중보기도해준다.“기자양반,소록도의 하나님이 치료하고 위로하고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라고 말했던 노장로님의 이야기가 귀에 남는다.소록도가 아니라도 좋다.저 태백의 예수원,여수의 애양원,아니면 거친 말투로 생을 살아가는 남도의 어시장이라도 한번 가보자.혹 비행기 삯이 있거든 네팔와 방글라데시,티벳 등 세계의 오지에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담당하는 선교사를 만나고 오라.그곳에서 우리네 삶의 애증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를 발견하고 부끄러워 할 수 있다.새 희망과 새 영성을 발견할 수 있다.진정한 안식을 맛볼 수 도 있을 것이다.더불어 이번 휴가에는 잊혀진 그곳을 사회로 연결하는 사랑의 전도사가 돼보자.마음과 마음을 잇는 고리가 되어 그리스도 안에서의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유쾌할 수 있는지를 실험해 보자.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진정한 네트워킹을 하면 또다른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조용히 우리의 마음 속에 잊혀진 그곳을 채워놓고 또다시 일상의 삶에 괴로워할 때 그곳을 생각하자.이번 휴가에는 우리의 벧엘,우리의 라브리를 만들어 놓자.다가올 싸늘한 겨울을 이 여름의 온기로 훈훈하게 만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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