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크는 버섯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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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화에 나오는 얘기다.한 옛날 어느 곳에 세 신이 살고 있었는데 그들의 이름은 정과 숙 그리고 혼돈이었다.어느 날 혼돈 신이 정과 숙 신을 초대했다.진수성찬에다 풍성한 대접을 받은 정과 숙은 고마운 마음에 혼돈 신에게 좋은 선물을 해주자고 하며 의논 끝에 혼돈 신은 항상 혼돈 상태에 있어서 뚜렷한 얼굴이 없기에 미남의 얼굴을 만들어 주기로 결정했다.드디어 작업이 시작되었다.반듯한 이마, 부리부리한 눈, 우뚝한 콧망울, 잘생긴 귀, 굵직한 눈썹 그리고 마지막으로 붉은 입술을 완성한 뒤 혼돈 신에게 한 번 웃어 보라며 툭 치니 혼돈 신은 죽어 있었다.혼돈 신은 혼돈 상태에 있는 것이 바른 삶인데 질서정연함을 강요했으니 그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요사이 많은 십대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대해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복권을 사기도 하고 화려한 연예인이 되는 꿈도 꾸는 다분히 요행적인 삶을 바라고 있다.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요행을 바라는 것만큼 어리석고 못난 일도 없다.참된 삶이란 어떠한 역경과 고난 앞에서도 서서히 그것들을 변화시켜 나갈 때 그 앞에 보이는 무한대의 가능성과 거기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움이 있다.하루 아침에 잘 크는 버섯이 있다.특히 무서운 독이 들어 있는 독버섯은 .더더욱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한다. 그러나 단단한 거목은 오랜 세월을 두고 조금씩 성장해 간다. 성장 도중 크고 튼튼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 음산하고 축축하고 차가운 때로는 징그러운 뭇 벌레들이 스멀대는 어두운 땅 속을 잘 견디어 낸다.나무는 이 고역의 땅을 싫어하지 않는다.오히려 그 땅에 순응하고 길들여진다.고통과 아픔을 인내하는 땀방울 속에서 서서히 성장해 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성장임을 토끼와 거북이의 예화로 우리는 잘 알고 있다.11호 자가용()을 몰고 다니다가 대형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었던가한시라도 빨리 가고자 하는 조급함에서 영원한 인생의 추월이 있음을 왜 순간 순간 망각하고 마는가.지금은 꽃이 아니어도 좋다.순리대로 가노라면 언젠가 장성한 분량에 이르지 않겠는가.갑자기 교회에서 은혜 받았다고 껑충대는 아이들을 보면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쉽게 주님을 따르겠노라 큰 소리쳤던 베드로는 쉽게 주님을 부인하지 않았던가.다혈질적이고 충동적인 행동보다는 지속적으로 서서히 무언가를 이루어 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시나브로 성장하며, 병든 가지는 잘라 주기도 하며, 쓰러지면 기둥으로 받쳐 주기도 해서 아름드리 거목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이미 다 자라 버린 나무를 억지로 새로이 다듬으려 든다면 그 나무는 필경 시들어 죽고 말 것이다. 생활 곳곳에 잘못된 습관이나 게으름의 가지를 자르고 삶의 순간 순간 넘어 지는 나를 예수의 기둥에 동여매어서 어떠한 비바람 속에서도 견디어 나갈 때 어느 날 장성한 분량에 이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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