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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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구한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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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한스는 이웃 마을로 심부름을 다녀 오는 길이었습니다. 소년은 해안의 둑 위를 경쾌하게 걸으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발길을 멈추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순간 한스는 '앗!' 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둑 아래 수문(水門)의 한 곳에 구멍이 뚫려서 바닷물이 새어드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습니다.한스는 아직 어린 소년이었지만 땅이 해면(海面)보다 낮은 조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바닷물을 막고 있는 둑에 구멍이 생겨 물이 샌다는 것이 얼마나 중대한 일인가도 알고 있었습니다.소년은 주위를 둘러 보았으나 아무도 없었습니다. 인가가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부르러 갔다 오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물은 아까보다 더 세차게 쏟아져 나오고 있었던 것입니다.어쩔 줄 모르고 허둥대던 한스는 웃저고리를 벗어 자기 오른 팔에다 휘어감고 뚫어진 구멍에 갖다 댔습니다. 이렇게 얼마간 막고 있으면 그 사이 누가 와서 도와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그렇지만 10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도 도움의 손길은 없었습니다. 어느새 날은 저물고, 추운 겨울 바람은 웃저고리를 벗은 소년의 몸을 꽁꽁 얼어 붙게 만들었습니다. 배도 고팠습니다. 한스의 팔은 이미 감각을 잃은 지 오래였습니다. 집에 돌아가고픈 생각이 굴뚝같았지만,'만약 내가 집으로 가버리면 네델란드는 어찌 되는 거지'하는 생각에 한스는 다시 이를 악물었습니다."누구 없어요 좀 도와주세요!"소년의 외침은 밤사이 여러 번 울려 퍼졌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되돌아 올 뿐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이 둑을 지나던 마을 사람들에 의해 한스는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한 쪽 팔로 뚫어진 틈을 막고 있던 한스를 끌어 안으면서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참으로 수고했다. 너의 애국심과 용기가 네델란드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구나!"(울산 평강교회 이동휘 목사 설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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