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본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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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가 마을로 구걸을 나섰습니다. 집집을 기웃거리며 구걸을 하던 거지는 저만치서 다가오는 한 대의 황금 마차를 발견했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황금 마차를 바라보며 그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왕이 아니면 저런 마차를 탈 수 없을 거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그는 갑자기 희망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는 이제 구걸 행각도 끝이라고 단정했습니다. 틀림없이 저 마차 속의 왕은 인자하신 분이라서 많은 보물을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윽고 마차가 멈추면서 왕이 마차에서 내렸습니다. 왕은 거지에게 인자한 눈길을 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거지는 마침내 행운이 찾아왔다고 감격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왕이 그에게 오른손을 내밀면서 말했습니다. "그대는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거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멍청한 표정이 되어 왕에게 말했습니다."구걸하는 거지에게 무엇을 달라는 말씀입니까 임금님께서는 설마 농담을 하시는 건 아니시겠지요"그러나 거지는 주삣거리면서 자기의 호주머니를 뒤졌습니다. 그의 동냥 자루에는 마을에서 구걸한 얼마의 돈과 갖가지 물건이 들어 있었지만 그는 일부러 호주머니에서 아주 작은 곡식의 낟알 한 개를 꺼내어 왕의 손바닥에 올려놓았습니다. 왕은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그 곡식 낟알을 소중히 집어들고 돌아섰습니다. 늦게야 집으로 돌아온 거지는 종일토록 구걸한 물건이 가득한 자루를 방바닥에 쏟아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초라한 무더기 가운데 무언가 반짝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은 낮에 왕에게 주었던 곡식의 낟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낟알은 웬 영문인지 반짝반짝 빛을 내는 황금 낟알로 변해 있었습니다. 거지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방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는 곧장 울음을 터뜨렸습니다."아! 임금님께 나의 전부를 바칠 마음을 지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는 거지였던 것입니다. 그로서는 누구에겐가 얻어 오는 일만 경험했지 한 번도 남에게 어떤 것이라도 주어 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울산 평강교회 이동휘 목사 설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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