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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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준 아버지의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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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삽화는 확실한 증언에 따른 것으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1979년 8월.그 때 캄보디아와 라오스 난민들이 대거 몰리는 태국 국경은 아직 정식으로 열려있지 않았습니다.두달 뒤인 그 해 10월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열리게 됩니다.그 때,드물게는 3년간의 정글 속 도피행,짧아야 반 년에서 1년 몇개월에 걸쳐 고생 고생 끝에 용케 국경지대까지 이른 사람들은 때마침 한창 장마철이어서 곳곳에서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 속을 건너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여기 저기 황토색의 벌건 흙탕물 속에는 굶어죽은 시체들,썩은 시체들이 널려져 둥둥 떠다녔고,구렁이와 갖가지 독충들이 우글거리고 있었습니다.아직 정식으로 열려있지 않은 태국측 국경에서는 이들을 향해 쉼없이 총을 쏘아댔습니다.폴포트 게릴라들도 뒤쫓아오며 총을 난사했습니다.이렇게 앞에서 가로막고 뒤에서도 쫓아와 총화 속에 갇힌 난민 한 사람은,그때 물웅덩이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습니다.이미 몇 발의 총알을 몸에 맞은 그는 마지막 안간힘을 써 총 맞아 뚫려있는 가슴 속에다 한 손을 집어넣어 자신의 내장을 뜯어내어 그 지경이 되기까지도 자신의 몸뚱이로 감싸고 있던 너무 오랫동안 굶어 앙상한 뼈 뿐인 어린 자식에게 '이걸 먹어라.먹고 기운 차려서 이곳을 벗어나거라'하며 건네 주었습니다.아이가 피로 엉겨있는 그 내장을 받아드는 동안에 벌써 아범은 기진 맥진 물 속으로 가라앉아 갔습니다.아직 철부지 어린애였지만 그 아이는 모든 것을,아버지의 바램까지를 이해했습니다.이제 공포나 슬픔같은 것에서도 훨씬 넘어선 허탈지경 속의 그 아이는 내장을 움켜잡고 피를 빨아 핥았습니다.몇 달만에야 입 안에 제대로 닿은 비릿한 먹이였습니다.이 일은 뒤에 카오이단 난민촌이라고 불린 지점 근처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총에맞아 '사망'에 이르게 된 아버지가 자신의 몸을 자식의 '생명'을 위해 바친 것입니다.(울산 평강교회 이동휘 목사 설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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