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니네약과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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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김익두 목사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높은 산 위에 있는 광산을 방문하셨습니다. 아주 높은 곳이어서 광산까지 올라가려면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실어나르는 조그마한 케이블 카를 타야 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시어 전도를 하시자, 어느 광부가 여기서는 전도하지 말라고 장난기가 섞인 농담을 했습니다. 이유를 알아 본 즉, 얼마 전에 미국 선교사가 이곳을 다녀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케이블 카를 타고 광산에 올라가던 중 그만 고장이 나서 케이블 카가 잠깐 멈추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황하여 아래를 내려다보니 천길만길 깊은 계곡이라 그 줄이 끊어지는 날이면 정말 끝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선교사는 얼마나 놀랐던지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려준 광부는 "당신들은 예수 믿으면 천당간다고 전도를 잘 하면서도 죽는 것은 우리와 똑같이 싫어하고 무서워한다"고 비꼬았습니다. 입장이 난감한 목사님은 돌아서서 잠깐 기도를 하셨답니다. "하나님, 급합니다. 지혜를 주셔야 하겠습니다."라고. 그랬더니 선뜻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광부에게 말했습니다. 그 당시는 학질이 유행하던 시기여서 "당신네들 학질을 앓아 본 경험이 있소"하고 물었습니다. 학질이란 병은 묘하게도 하루 건너뛰면서 증세가 나타나는데, 대단히 추워서 벌벌 떠는 무서운 병입니다. 광부가 앓아본 경험이 있다고 하자, 학질에 반드시 먹어야 하는 키니네 약 맛이 어떠냐고, 그리고 먹을 만 하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 약은 쓴 맛으로 유명해서 먹으면 나을 줄 알지만 다들 먹기 싫어하는 약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이것을 응용해서 설명하시기를 천당가는 것이 좋은 줄 알지만 죽는 맛이 쓰기에 죽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한다고 잘 설명을 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천당이 확실해도 죽음의 고통을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울산 평강교회 이동휘 목사 설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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