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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제비 증인과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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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뿐 소녀가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다가 잠시 혼자 돌아다니는 바람에 길을 잃었습니다. 이리저리 헤매던 소녀는 한 우물가에 다다랐습니다."아이! 목말라,...."그러나 그 우물은 물이 조금밖에 차 있지 않아서 도저히 두레박으로 떠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소녀는 두레박을 따라 밑으로 내려갔습니다.그런데 목을 축이고 난 후에야 그녀는 자신을 위해 두레박을 끌어 올려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청년 하나가 소녀의 울음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는 그녀를 구출해 내었고, 둘은 사랑을 맹세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하던 일이 있어서 아주 먼 곳으로 길을 떠나게 되었고 따라서 소녀와 작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헤어지던 날 그들은 처음 만났던 우물가에서 손을 맞잡고 서서 자기들이 결혼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리며 성실을 지키자고 굳게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약혼에는 증인이 없었습니다.청년이 누군가에게 증인을 서달라고 하자고 말하는데,마침 족제비 한 마리가 그들의 곁을 지나치며 저편 수풀로 달려가는 것이 아닙니까 이것을 본 소녀가 얼굴을 빛내며 말했습니다."족제비와 우리 옆에 있는 이 우물이 증인이예요."계절이 바뀌고 여러 날들이 지나갔습니다. 청년은 멀리 이역 땅에서 우여 곡절 끝에 출세를 했고, 그곳 여인과 결혼하여 아이까지 얻었습니다. 그렇게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이었습니다. 그의 아이가 놀다가 잠시 풀밭 위에서 잠들어 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족제비 한 마리가 덤벼들어 아이의 목을 물었습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그는 이 일로 인해 몹시 슬퍼했습니다.얼마 후 그는 또 한 아이를 얻었는데, 이번에는 아이가 제법 뛰어놀기 시작할 무렵 마당 한 구석에 있는 우물을 들여다 보며 그 안에 비치는 갖가지 물 그림자를 구경하다가 그만 우물 속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그제서야 그는 옛날 소녀와의 맹세를 기억해 냈습니다.그리고 그들이 세운 두 증인도....., 그곳에서의 생활을 모두 청산하고 그는 자신의 신부를 찾아 예전의 그 소녀가 있던 마을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제는 꽤 나이가 들은 그 처녀는 아직도 그를 기다리며 약속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울산 평강교회 이동휘 목사설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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