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토 검프
본문
골든 글로브 상을 휩쓸었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는 미국의 현대사를 조명한 것입니다. 다른 영화들처럼 확실한 이념적, 도덕적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떤 강력한 이념 또는 도덕관,신념으로 무장한 투사가 아닙니다. 그는 오히려 평균적인 지능지수도 갖고 있지 못한 '모자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남이 자기를 놀리고 핍박해도 그들이 왜 그러는지도 모를 뿐더러 '복수'를 하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그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이용당합니다. 무슨 일을 하는데 있어서 자의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따라 행동합니다. 이러한 그는 미식 축구의 영웅이 되고 탁구를 잘 쳐서 중국과의 핑퐁외교에 일조를 하고 흑인인권운동, 월남전, 정치인 암살, 위터게이트, 참전 상이군인들의 애환 등 미국 현대사의 가장 혼란하고 아픈 현장을 모두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또 그가 사랑하는 여인의 삶을 통해 미국사회에 아동학대, 히피문화, 마약문제, 그리고 에이즈문제까지도 모두 겪어내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주위에서 알고 있는 역사적인 사건들, 현장들을 이해할 수 있는 역사관,이념도 없습니다. 그가 이 과정에서 받게 되는 수 많은 훈장, 상, 재산, 그리고 명망을 그 자신은 전혀 이해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에게 아무런 가치관도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는 이 무수한 정치적, 사회적, 이념적인 문제들을 오직 한 여인에 대한 변하지 않는 사랑과 친구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헤쳐 나아갑니다. 즉 그는 아무리 '모자라는 사람'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랑과 신의로 모든 상황에 대처해 나아가는 것입니다.이 영화가 그처럼 많은 관객을 감동시킨 이유는 결국 역사와 화해하는 한 방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역사의 아픈 문제들을 가장 '현명'하게 헤쳐나온 사람이 바로 주인공과 같이 모자란다고 생각할 정도로 '단순'하고 '순진'하게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가장 현명하게 사는 방법, 가장 올바르게 사는 방법은 거창한 이념적, 도덕적 구호도 아니요,가치체계도 아닌 가장 평이한 것,남을 변치 않고 사랑하고 신의를 지켜 나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남는 것 역시 바로 이런 평범한 가치들이라는 것입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바탕으로 자기를 끊임없이 버리고 배반하는 여인을 끝까지 사랑하고 그가 상처 투성이로 돌아오면 언제나 받아줍니다. 그리고 그 여인과의 사랑의 결과로 탄생한 아들에게 역시 자기의 단순한 가치관을 전달해 줍니다. 물론 그 자식은 주인공처럼 바보스럽지는 않습니다. 그 고통의 과정이 보다 나은 미래를 낳아 주었기 때문입니다 (울산 평강교회 이동휘 목사 설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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