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위기
본문
일본 경제기획청이 4일 발간한 [98년 국민생활백서]의 주제는 [중년]이다. 장기불황 속에서 고뇌하고 분투하는 중년층의 위기를 다루고 있다. 오늘날 일본의 위기는 [중년의 위기]이고, 일본의 중년층은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대표한다. 2차대전 직후 1947∼49년 사이에 무더기로 태어났다고 해서 [단카이(덩어리)세대]란 별명이 붙어 있다.[단카이 세대]는 일본 경제의 영과 욕을 함께 맛본 세대이다. 그들은 유달리 수가 많은 또래집단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평생을 살아왔다.[회사인간]으로 개미처럼 일했고, 그들의 노력은 일본형 모델을 완성시켰다. 아버지 세대가 경제 재건의 기초를 닦았다면 경제대국 일본을 만든 주역은 그들이었다.그들은 고교 시절 도쿄올림픽과 일본의 OECD가입을 지켜보았다. 사회초년병 때 오일쇼크를 경험했으며, 초임 과장 시절엔 엔고 위기를 이겨냈다. 소니와 혼다 붐을 일으키고, 록펠러센터 매입의 실무주역으로 활약한 것도 그들이었다. 40세 되던 무렵 드디어 일본의 1인당 소득이 미국을 추월했다. 단카이 세대는 {재팬 애즈 넘버 원}이라고 환호하며 감격에 젖었다.그러나 버블 붕괴와 함께 찾아온 90년대는 역경의 시대였다. 종신고용 신화의 붕괴, 연공서열 파괴, 리스토라(구조조정) 붐…. 달라진 패러다임은단카이 세대에 타격을 가했다. 회사에 모든 것을 바쳐온 그들에게 회사는 갑자기 냉정한 얼굴로 표변했다.그들은 조직의 [짐]이 됐다. 기업의 인원정리는 40대 중-후반의 그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그들은 대량으로 쏟아지는 실업자군의 주된 연령층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미래를 불안한 눈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더라도 현역에서 은퇴하는 15년 뒤 쯤이면 연금 혜택을 제대로 받을 지조차 알 수 없다.백서는 [평생 현역사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평생을 현역으로 일할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 중년층은 이제는 [죽을 때까지 일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