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TOP
DOWN


씨를 뿌리는 사람

본문

언젠가 미국의 한 잡지사가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에게 {당신이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비상한 인물에 대해서 써달라}는 원고청탁을 한 적이 있다. 지오노는 [나무를 심은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글을 써보냈다.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 황량한 고지에서 홀로 묵묵히 하루 100그루씩의 떡갈나무를 심은 사나이가 있다. 엘제알 부피에 라는 이름을 가진 그의 나이는 55세였다. 처음 3년동안에 그는 10만개의 씨앗을 심었다. 그러자 2만그루의 싹이 돋아났다. 그 중의 절반은 쥐, 다람쥐들이 갉아 먹어서 자라지를 못하고 죽는다.그러는 동안에 제1차 대전이 지나갔고 제2차 대전도 끝났다. 그동안에도 사나이는 계속 묵묵히 떡갈나무를 심어나갔다. 황야는 울창한 숲과 푸른 들판으로 바뀌고 물이 흐르고 아름다운 마을이 생겨났다.그는 1947년 89세에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이 얘기를 끝내면서 지오노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한 사람이 참으로 특출한 인물인지 아닌지는 운좋게도 그 사람의 활동을 여러 해에 걸쳐서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잘 알 수가있다.}.이 글은 잡지에 게재되지 않았다. 부피에는 실제인물이 아니라 지오노가 꾸며낸 가공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중에 지오노가 그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출판하자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애독서적이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가공의 주인공이 던져주고 있는 교훈이 대단히 귀중하다고 여긴 때문이었다. 어느 평론가는 이렇게 풀이하기도 했다. {만약에 지금 한 사람이 지오노의 거짓말을 따라 나무 한그루를 심는다고 하자. 그 사람이 3명이 되고 9명이 되고, 나무 하나가 셋이 되고 아홉그루가 되고…한다면}.프라이슈만이라는 작가가 쓴 글에 [씨를 뿌리는 사람]이라는 게 있다. 미국의 어느 도시 빈민가 한 모퉁이에 헌 타이어와 빈 병들이 즐비하게 쌓인 공터가 있었다. 어느 해 봄 베트남의 한 소녀가 정성스레여기에 씨를 뿌렸다. 그것을 보고 나이도 다르고 인종도 다른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제각기 여러가지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그러자 어느 사이엔가 쓰레기더미가 자취를 감추고 보기에도 싱싱한 식물들의 낙원이 생겨났다. 그러는 사이에 씨를 뿌린 사람들은 물론이요 구경만 하던 사람이 모두 애틋한 유대의식을 갖는 친구들이 되었다.우리가 집을 지을 때에는 제일 먼저 가족 전체에게 어떤 집이 필요하며 10년후에는 가족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공사도중에 설계변동이 없도록 기본설계를 잘 해야 한다. 먼저 땅을 단단히 다지고 그 다음에 기둥을 세우고 그런 다음에 지붕을 올린다. 어느 사회운동이나 이런 집짓기처럼 밑으로부터 위로 올라가야 한다.기둥만 많이 세운다고 튼튼한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50년대에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간 일련의 정치적 사회적 개혁을 축하하면서 프랑스의 앙드레 말로 문화부 장관은 이렇게 경고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개혁 운동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위로부터 힘으로 몰아붙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3,499 건 - 660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