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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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날 우동집 북해정의 주인과 그의 아내가 가게문을 닫으려는 참에 두 명의 아이와 한 여자가 들어왔다. 저 우동1인분만 주문해도 괜찮을까요주인은 1인분의 우동에 국수 반덩어리를 넣었다. 그리고 맛있게 먹고서는 그들에게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인사 했다. 다음해 같은 날 그들은 다시 찾아와 우동 1인분을 주문했다. 여주인이 남편에게 서비스로 3인분 주자고 속삭였다. 그러나 남편은 도리어 거북하게 여길거요 라며 우동 하나 반을 삶았다. 다음해 섣달 그믐날 주인은 여름에 올린 우동값을 예전 가격으로 고쳐 놓았다. 잠시 후 그들이 들아왔다. 이번엔 우동 2인분을 주문했다. 오늘은 그동안 고생한 너희 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실은 돌아가신 아빠의 사고로 진 빚을 오늘 다 갚았단다. 여자가 기뻐하며 말했다. 엄마 또 좋은 소식이 있어요 동생이 쓴 우동 한 그릇 이라는 작문이 북해도 대표로 뽑혔대요 . 우동 한 그릇밖에 시키지 않했는데 우리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말하는 우동집 아줌마의 목소리에 힘을 얻었다구요 그러나 다음해 또 다음해도 그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이 흐른 어느해 섣달 그믐날 정장 차림의 두 청년과 여자가 들어와 우동3인분을 시켰다. 그들을 본 여주인은 깜짝 놀랐다. 청년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우리는 14년 전 이곳에서 우동 1인분을 주문했던 사람들입니다. 그 때 한 그릇의 우동에 용기를 얻어 열심히 살아온 결과 저는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최고로 사치스러운 계획을 세웠습니다. 바로 셋이서 3인분의 우동을 시키는 것입니다. 주인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고 가게 밖에서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북해도에서는 섣달 그믐 명절에 우동을 먹으면 복을 받는다는 세시 풍습이 있어서 모두다 우동을 먹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빚을 지고 어려움에 처한 이 사람들도 우동을 먹고는 싶고 돈은 없고 해서 셋이서 의논한 끝에 우동 한 그릇을 가지고 세 사람이 나눠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음식점에서 과연 맞아주느냐의 문제 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따뜻한 우동집의 배려를 받게 되었다는 실화인데 이 편지는 일본 국회에서도 읽혀져서 모든 국회의원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어려운 이웃에게는 비록 보잘 것 없는 베품이라도 크게 용기가 됩니다. IMF시대에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격려가 소중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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