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음침한 마음
본문
옛날 인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창조의 신화 중에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는 신이 세상을 거닐고 있던 중에, 어떤 연못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매우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 있었는데 어찌나 아름답던지 그 연꽃을 감상하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연꽃이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성품을 가지고 지낼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한 나머지 그 신은 연꽃을 가지고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즉 한 여자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신은 그 여자에게 아름다운 집을 지어 주기로 하고 그녀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네가 원래 연못에 살았으니 연못에다 용궁을 짓고 살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네가 원한다면 연못 속에다 아름다운 집을 지어 주도록 하마." 그러자 그 소녀는 연못 속을 한참 들여다 보더니만 이렇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신이여 ! 고맙지만 연못 속에 살기는 싫습니다. 연못은 음침할 뿐만 아니라 잡풀들이 너무 많고 더럽기 때문에 그 속에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자 신은 그 소녀를 데리고 넓은 들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광야를 보여 주면서 소녀에게 말하였습니다. "저 밝고 넓은 들에 집을 짓고 사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 소녀는 넓은 들을 한참 바라보더니만 신에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싫습니다. 넓은 들에는 거친 바람이 불고 있지 않습니까저는 원래 연못에서 자랐기 때문에 연약합니다. 저 같이 연약한 자가 어떻게 바람이 거세게 부는 그런 들판에서 살 수 있겠습니까 다른 곳은 없습니까" 그러자 신은 이번에는 그 소녀를 동굴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 곳은 편안하고 적들이 침략해 들어오지도 아니하고 안락하게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 그 속에다 집을 마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질문하였습니다. 소녀는 그 동굴을 한참 바라보더니만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신이여 ! 싫습니다. 이 동굴은 너무 어둡고 컴컴하기 때문에 저 같이 밝은 연못에서 살아온 자는 도저히 그 동굴에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신은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 때 숲속 저쪽에서 먼저 창조된 한 젊은 청년이 휘파람을 불면서 오고 있었습니다. 이때 신은 무릎을 치면서 왜 내가 일찍 이 생각을 못하였던고 하는 후회와 함께 그 소녀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소녀여 ! 저기 젊고 아름다운 한 남자가 오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 네가 살 집을 저 남자의 가슴 속에 만드는 것이 어떻겠느냐(즉 저 남자의 가슴 속에 들어가서 사는 것이 어떻겠느냐 )" 이 소녀는 한참 생각해 보니 그 이상 좋을 것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소녀는 가슴을 설레이며 아장아장 걸어서 그 남자 앞에 갔습니다. 그리고 그 젊은이의 가슴 속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고함을 지르면서 놀라 파랗게 질린 얼굴로 신에게 되돌아와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신이여 ! 저렇게 더럽고 음침한 곳에 어떻게 내가 살 수 있겠습니까 신이 놀랐습니다. "네가 그 가슴 속을 들여다 보았느냐" 예, 내가 그 남자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는데 더럽기 그지없습니다. 음침하고 무섭고 사납습니다. 그런 곳에 내가 어떻게 들어가 살겠습니까 신이 원하신다면 저를 차라리 연못으로 되돌려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