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체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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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에 나타난 추위와, 몸이 느끼는 추위가 다르듯 잘 먹고 입고 산다는 객관적 행복과 주관적 행복은 같지 않다. 그래서 체감온도라는 말이 있듯이 체감행복이라는 말도 있다. 근간 독일 슈피겔지가 보도한 세계 여러 나라의 행복 체감도에는 재해와 분쟁으로 못살 것으로 인식돼온 방글라데시가 1위다.나이지리아 인도 등 대체로 잘 살지 못하는 나라들이 상위권에 속해 있음을 본다. 반면 돈 많고 잘 사는 나라인 스위스 독일 일본이 41∼46위로 하위권에 속해 있으며 우리 나라는 23위로 중위권에 속해 있다. 이로써 미루어보면 행복은 국부순이 아니라 오히려 반비례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다락방에서 희망을 상실한 채 숨어 살던 안네 프랑크는 꾸준히 가족들에게 [앰 아이 해피] 하며 행복을 확인했다. [영국 아이들은 가면무도회에 데려가 줄때 아임 해피 하는데, 미국 아이는 쿠키 하나만 쥐어주어도 아임 해피 한다]고 헤퍼진 해피를 꼬집은 것은 스타인벡이다.이처럼 서양 사람들의 일상에는 행복이 널려 있고 항상 곁에 두고 사는 휴대품이다. 한데 그 흔한 행복이 어디로 증발하고 없어진 것일까. 선진국을 지향하다가 IMF로부터 빚을 지고 허우적거리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주는 행복체감도가 아닐 수 없다.[복]이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하늘에서 내려진 속이 꽉 찬 단지라는 뜻모음 글자다. 곧 복은 재물이 많은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어떤 다른 변수가 있음을 말해 준다. 곧 신의 섭리에 부합한 정신적 풍족이 조화돼야 한다는 철학이 들어있는 복이다.잘 살수록 남들과의 사이를 묵살하는 개인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어렵게 살수록 가족 친지등 사람 사이를 끈끈하게 하는 간인주의가 기승을 부린다. 비록 재난을 겪고 분쟁이 거듭되고 빈곤이 심할수록 행복을 체감하는 지혜를 우리는 그냥 보아 넘기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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