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장의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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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전 황해도 시골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열 한 살 난 소년이 마마로 죽어 다음날 초상을 치르려고 시체를 방에 두고 상여꾼에게 술대접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병풍이 넘어지면서 죽었던 소년이 살아났습니다.그리고는 소년이 그 동안 겪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늘나라에 갔더니 아직 올 때가 못되었으니 돌아가라고 해서 사자를 좇아 세상으로 돌아오면서 천당구경을 했습니다. 한 방에는 사람의 혀가 가득했는데 이는 말만 하는 교인들의 혀였고, 또 다른 방에는 귀만 가득했는데 이는 듣기만 하고 실천이 없는 교인들의 귀였습니다. 또 얼마를 지나가다 보니 우리 동네 박 구장의 문패가 붙은 집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자에게 물었더니 구장이 아직 살아있으나 좋은 일을 해서 준비한 집이라고 가르쳐줬습니다.그래서 어떤 좋은 일을 했느냐고 제가 묻자 사자는 몇 해 전 구장과 구장 부인이 소달구지를 타고 가다가 길가에서 산고를 겪고 있는 부인을 보고 해산을 돕고 집에 데려다가 간호해 주었다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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