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두와 앉은뱅이
본문
김익두 목사님에 대한 일화(逸話) 가운데 이런 것이 있습니다. 김익두 목사님은 양자택일의 결단력이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용단을 내리는 남달리 강한 성격을 지녔습니다. 김익두 목사님은 "(행3:6)....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라는 성구를 읽고 또 읽고 생각했습니다."베드로는 누구이며 김익두는 누구인가"황해도 신천읍에 안중근 의사가 살던 두라면 척서리 개울은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신천의 명소였습니다. 이 개울에 돌다리가 있었는데 이 다리 옆에는 언제나 앉은뱅이 거지가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는 이 오는 이들이 앉은뱅이 거지를 불쌍히 여겨 동냥을 해 주었기 때문에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김익두 목사님도 그 자리를 지날 때마다 잊지않고 꼭 얼마의 돈을 쥐어주고 지나갔습니다. 때때로 김익두 목사님은 '나도 베드로처럼 저 앉은뱅이를 일으킬 수만 있다면 근사할텐데....' 하고 늘 마음에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어느 날, 가랑비가 내리는 한적한 오후에 김익두 목사님이 그 다리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인적이 드문 시간이어서 매우 조용한 때였습니다."한푼 적선합쇼!"김익두 목사님을 보고 앉은뱅이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성경구절을 암송하느라고 골똘해 있던 그는 움칫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다가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오늘은 인적도 뜸하고 마침 보는 사람도 없으니 이럴 때 한번 저 앉은뱅이를 일으켜보면 어떨까"이런 생각에 다시 한번 주위를 빙 돌아다보니 마침 오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행여나 사람이 보는데 시도하였다가 만일 실패하기라도 하면 무슨 망신일까 싶어 아무도 없을 때 한번 시도해 보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때가 마침 좋았고 기회가 적중하다고 생각되어 그 앉은뱅이에게 다가가서 손뼉을 딱 치면서 불렀습니다."날 똑똑히 보시오!""예 나요"앉은뱅이는 갑자기 상기된 김익두 목사님의 얼굴을 의아한 눈빛으로 올려다 보며 대답했습니다. 김익두 목사님은 앉은뱅이의 손을 꽉 움켜잡고 그를 주목하면서 큰 소리로 명령했습니다."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성경에 있는 말씀 그대로 외치면서 그를 힘껏 잡아 일으켰습니다. 원래 힘이 장사인 김익두 목사님이신지라 앉은뱅이는 그의 힘에 의해 번쩍 들려졌습니다. 그리고 김익두 목사님은 그의 손을 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들려졌던 그 몸체가 그만 땅바닥에 털썩 떨어지면서 엉덩이가 땅에 부딪히고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본래 불편한 육신인지라 통증을 못이겨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이이쿠 나 죽네! 사람 살려요!"그는 몸을 비틀며 비명을 질렀습니다."사람 죽여요! 아이구 아이구...."김익두 목사님이 살펴보니 앉은뱅이가 전혀 일어설 기색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만 부끄럽고 무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순간 번쩍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 왜 내가 믿음으로 하지 않고 주위를 돌아 보았는가 이런 연약한 믿음으로 어떻게 앉은뱅이를 일으키겠다고 나섰는가 참 한심한 노릇이다...."아무리 성경을 다시 상고해봐도 베드로가 한바퀴 빙 둘러보고 앉은뱅이를 일으킨 일이 없었기에 생각할수록 자신의 행위가 부끄러웠습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그는 그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나와 그 길로 예배당으로 뛰어 갔습니다. 강단 아래 무릎을 꿇고 깊이 탄식하며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주여! 용서하여 주옵소서! 이 종이 심히 믿음 없음을 회개하나이다. 이 연약하고 어리석은 종이 주의 영광을 훼손한 것을 용서하여 주옵소서!"김익두 목사님은 자신의 믿음이 부족함을 탄식하며 진심으로 깊이 뉘우치고 회개했습니다. 이러한 상태로 목회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행위인가를 깨닫고 7일을 금식하며 철야로 기도했습니다.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 완전히 식음을 전폐한 채, 깊은 기도에 몰입했습니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도 모두 부질없는 것임을 마음 깊이 깨달으며 기도에 열중했습니다."주여! 하잘것 없는 개나 돼지도 발이 있고 소, 닭도 다리가 있어 걸어 다니고 있는데 저 불쌍한 인생은 무슨 죄가 많아서 저렇게 걷지도 못하고 앉아서 평생 저 고생을 하며 살아가야 합니까"김익두 목사님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남달리 인정이 많은 그였습니다. 더우기 성령의 감동으로 말미암아 남을 가엾게 여기는 사랑의 마음이 생겨 애통하고 긍휼이 여기는 마음이 눈물로 흘러 내린 것입니다. '앉은뱅이를 고쳐 한번 명성을 얻어 보리라'고 생각했던 허망한 명예욕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사랑과 긍휼의 눈물이 한없이 흘러 내렸습니다. 이렇게 눈물로 회개하고 기도하다가 6일째 되는 날 척서리 냇가로 다시 내려갔습니다.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엿새를 굶어서 다리가 휘청거리고 기운이 진하였지만 힘을 내어 간신히 다리까지 걸어갔습니다. 다리 근처에 자리를 잡고 동냥을 청하던 앉은뱅이는 멀리서 김익두 목사님이 자기를 향해 걸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기겁을 하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오지 마시오! 적선 안해도 좋으니 제발 오지 마시오."앉은뱅이는 손을 휘저으며 김익두 목사님이 다가오는 것을 제지했습니다. 또한번 혼이 날까봐 겁을 집어 먹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익두 목사님은 그를 향해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그의 손을 붙잡고 간절히 호소했습니다."지난번 일은 용서하시요. 내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금식하고 철야하며 당신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소이다. 오늘 밤이 기도 작정한 마지막 날인데 나와 함께 가서 하나님께 기도합시다."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말하는 김익두 목사님의 태도에 그는 마음이 움직여 함께 가기로 동의했습니다. 엿새동안을 꼬박 굶어 다리가 휘청거렸지만 김익두 목사님은 앉은뱅이를 등에 업고 있는 힘을 다해 교회당으로 걸러 갔습니다. 강단 밑에 엎드린 김익두 목사님과 앉은뱅이는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기도했던지 전신에서 땀이 비오듯 흘렀고 얼굴은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었습니다."주여! 이 불구자를 불쌍히 여겨 일으켜 주옵소서! 간절히 간절히 기도하옵나이다. 주께서 이 사람을 일으키사 걷게 하여 주옵소서! 걷지 못하는 다리에 힘을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믿습니다! 주여! 믿습니다!"밤이 새도록 두 사람은 서로 붙들고 울면서 목이 쉬도록 하나님께 간구했습니다. 어느덧 깊은 밤이 지나고 새벽 미명이 되었을 때 갑자기 앉은뱅이가 다리에 힘을 얻더니 벌떡 일어섰습니다.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한 걸음 두 걸음 발을 옮기더니 급기야는 예배당 안을 껑충껑충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너무도 기뻐서 두 손을 들고 "만세! 만세! 할렐루야! 할렐루야!"를 외치면서 껑충껑충 뛰어 예배당 안을 계속 돌아 다녔습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익두 목사님의 하나님이시여! 고맙고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감사드립니다. 아 멘!"김익두 목사님도 감격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김익두 목사님은 앉은뱅이의 뛰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두 다리는 곧게 뻗어 있고 성한 사람의 발과 조금도 다름없이 뛰고 있었습니다.김익두 목사님은 이러한 기적 가운데서도 결코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헌당식을 마친 직후에 이러한 기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일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 안을 앉은뱅이는 마구 뛰어 다녔습니다. 그는 너무 기뻐서 어쩔줄 몰랐던 것입니다.한국 기독교 백년사에 최초로 나타난 이적이 이처럼 신천 서부교회 예배당에서 나타났던 것입니다. 김익두 목사님이 주위를 한바퀴 휘 둘러보고 기도했을 때는 실패했으나 회개하고 믿음으로 기도할 때는 앉은뱅이가 일어나는 성령의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때로부터 한국 기독교사에 이적의 첫 봉화가 올랐으며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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