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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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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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한 선배님께 요즘 내가 주님안에서 교제를 나누고 있는 한 청년을 소개했더니 그가 정색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뭐라구 그건 안될말이야. 내가 그를 잘알아. 그는 나쁜 사람이라구. 성격도 괴팍하고 남을 잘 이용하고... 나도 아주 큰 상처를 그 사람한테서 입은 적이 있어! 당장 만남을 중지해! 넌 지금 잘못하고 있는거야!"나는 선배님이 그토록이나 그 청년에 대해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음에 대해 소스라치게 놀랐다."..그..그렇지만, 그는 열심있는 그리스도인이고 지금도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있어요. 오랫동안 지켜보았는데.. 그에게 약점도 있긴 하지만... 선배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나쁜 분은 아니예요".나의 항변에 선배님이 벌컥 화를 내었다."이 바보야! 그건 위장일 수 있어! 그는 인간성이 좋지못해! 내가 직접 당했다니까""그...그래요!...근데...선배님께선 요즘도 그분을 만나고 계시나요""뭐라구 내가 그녀석을 왜 만나! 나한테 그런 큰 상처를 준 나쁜녀석을...!""그게 언제였는데요!"."말도마! 내가 대학 졸업한 해 였던가!""그럼... 몇년전의 일이예요""..한...6,7년 되나".나는 한참 동안이나 그 선배님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아무 말도 않고 뒤돌아서서 나왔다. 교회 바깥 골목길을 걸어나오며... 마음 한 켠에서 솟구치는 슬픔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옛날의 일들로 현재의 사람을 평가하다니! 불가사이한 일이다. 나는 그 선배님을 생각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임에 틀림 없는가 그 분의 판단과 평가는 그분안에 살아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것일까나도 내가 만나는 그 청년의 과거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기회주의자였고 사나운 성품의 미성숙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내가 선배님으로부터 그 청년의 과거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놀란 게 아니다. 나는 내가 존경했던 크리스챤인 그 선배님이 6, 7년이나 지난 과거의 일들을 지금까지 잊지않고 그 일들로 그 청년의 현재를 자신있게 다른 사람 에게 평가할 수 있는 그 용기에 놀랐다."과거 과거" 나는 이단어를 떠올릴때마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과거".......나는 그 청년에게 나의 과거를 낱낱이 다 고백했었다. 그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었고, 두려운 일이었다.나는 모태 신앙이고 주일학교 교사로 열심있는 신앙인이었으나 대학 2학년 때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나는 태연히 교회봉사를 하면서도 한 남학생과 계속 불륜의 관계를 맺었고 그런 삶은 1년이나 계속되었다.나의 신앙생활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결국 나는 교회를 떠나기까지 했다. 내가 나의 '과거'를 죄다 얘기했을 때, 그 청년은 조용히 내 손을 잡으며 물었다."아직도 당신의 과거때문에 괴로워 하십니까"나는 솔직이 주님께 다시 돌아와 나의 잘못과 실수에 대해 자백하고 기도하였고, 따라서 하나님께 용서를 받은 줄 확신하지만, 때때로 떠올릴 때마다 괴로움을 느낀다고 고백하였다. 그러자 그가 되물어왔다."이미 앞서 말씀드린 저의 과거에 대해 자매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그건 지난 얘기잖아요"."그건 자매님도 마찬가지예요."그날 나는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찻집 테이블에 엎드려 흐느끼고 있는 나에게 그가 조용히 얘기해주었다."과거를 묻는 크리스챤인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어요. 하나님앞에 서는 자마다 고개를 자신있게 쳐들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까요. 저 역시 어둡고 씁쓸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선 추하기 그지없는 우리의 과거를 정죄치 아니하시고... 오늘 날의 우리가 있기까지 우리를 다듬어 오셨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이 주님께선 우리를 다듬어 가실 것이고 우리는 더욱 많이 다듬겨 져야 할 존재들입니다. 우리의 과거가 추하면 추할수록 우리의 지금의 감사제목은 더 크고 더 많은 법입니다."석달 전의 일이었다.나는 그 청년을 충분히 알고있고, 그의 오는 날의 모습이 수년전의 모습과 얼마나 많이 달라져있는가를 또한 분명히 알고 있다. 그의 안에 살아계신 주님의 솜씨이다. 나는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그 청년이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를 거부하지 않는 한 그를 앞으로도 계속 주님께서 변화시켜 나가시리라는 것을..... 어찌 나라고 예외이리요나는 오늘, 교회 선배님의 생각에 동조할 수가 없다. 만약 주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오셔서 "너희들의 과거를 근거로 내가 심판하겠다."고 하신다면 누가 과연 자랑스럽게 주님앞에 설 수 있을 것인가주님께서 우리의 과거를 묻지 아니하시는 것 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의 과거를 묻지 말아야한다. 주님께서 우리의 과거를 정죄치 아니하고 다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 남의 수년전, 수개월 전의 허물을 정죄치 아니하고 다 용서해야 한다. 우리들의 관계는 오늘부터 다시 시작인 것이다.나는 그 청년의 청혼에 대해 기도하고 있다. 솔직이 말해서 오늘 교회의 그 선배님과 그 청년 사이에서 갈등중이었으나...오늘...거의 결정적으로 마음이 기울어 지는 것 같다. 곧 편지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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