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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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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기틀이 뭣입니까고. 양식을 족하게 하고 병비를 충실히 하며 백성으로부터 신뢰받는 세가지 일이 라했다.이 세가지 가운데 버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면 뭣부터 버리 겠습니까 하자 양식을 버리고, 다시 하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될 때 병비를 버리되 신망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 했다. 이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할 신망의 조건 가운데 빠짐없이 거론되는 것이 백성으로부터 원한을 사지마는 일이었다.가물거나 비가 멎지 않거나 더워야 할때 춥거나 때 아니게 꽃이 피거나별자리에 변동이 생기는 등 천변이 일면 그 관할지역에 원한이 생겨 그것이하늘에 사무쳐서 천제의 가슴에 옹이를 박고 그 옹이가 이변을 몰아 응징하는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변이 생기면 임금이나 방백 수령들이 밥상의 반찬을줄이고 천심이 통한다는 동헌 가운데 기둥에 머리를 찧어 자책하며 억울한 백성이나 죄인이 없나 하여 관리를 풀어 심원을 한다.그 심원 가운데는 길이나 강이나 재를 막고 통행료를 받는 통행민원도 대상이 된다. 시골 서생들이 과천 동헌 앞을 지나려면 입경세를 물어야하고, 대원군 시절 한양성 안에 들려면 사대문에서 입문세를 물어야 했음이며, 서대문밖 무악재나 남대문 밖 남태령을 넘을 때는 호랑이로부터 보호한다는 미명으로 월치전을 받았음이며, 한강을 건널때 뱃삯에다 도강세를 얹어받는 등 통행을 두고 민원도 다양했다. 임신부에게는 뱃속에 든 아기 몫이라 하여 반인분의 도강세를 얹어받아 민란을 유발시키고도 있다.남산 터널을 막고 통행세를 받는 것이며, OECD가입으로 선진국을 자처하려 하면서 해외여행하는 사람에게 출국세를 물리는 것 등은 예나 다름없는 통행민원 유발의 발상들이다. 남산터널 통행료는 서울 인구의 절반을 넘는 강남사람에게만 혼잡료를 물리는 불평등이 되기에 원한이 생 기고 터널을 피해 돌아가는 사람의 증가로 혼잡이 전시가지로 확장 전시민의 원한으로 증폭하며,통행료 따위를 돈같지 않게 여기는 소수의 사람을 편하게 가기 위한 터널이되기에 못가진 사람의 원한이 삼가중될 것이 뻔하다. 물이나 사람이나 돈이나물류같은 흐름은 틀어막는 것이 아니라 성기고 이끄는 것이라는 요순시절의정치철학이 새삼스런 작금이다.- 1996. 7.19. 이규태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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