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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줌의 만남이 없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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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의 사회는 여유가 없는 기계적인 사회입니다. 필요한 일만 하고 필요한 말만 하고 필요한 관심만 가지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부분이 조금만 지나쳐도 마치 정밀하지 않은 기계처럼 취급을 받습니다. 이렇게 기계적인 삶을 살다보니 생활의 여러 가지 면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면 선생은 스승이 될 필요가 없이 교사에 머무르면 됩니다. 정해진 교과 내용을 전해 주면 그만입니다. 학생의 사람 됨됨이나 장래의 소망이나 자아 확립 같은 것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는 좋은 옷과 학비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며 받은 월급을 갖다 주면 그것으로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풍조는 오늘날 모든 인간  관계 속에 만연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한 형제님이 나에게 신앙 상담을 하러 왔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저는 우리 집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봉투째 갖다 주고 의식주에 구애받지 않게 해주며 모든 가재도구와 문화 용품을 사주었는데도 날마다 싸움을 걸어옵니다. 목사님,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그래서 내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모든 것을 다 해주셨습니다. 그것은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잔칫날 잡아먹기 위해 키우는 돼지에게도 사람들은 푹신한 짚을 깔아 주고 끼니마다 먹이를 줍니다. 선생님께서는 부인의 번민, 슬픔과 괴로움과 기쁨에 동참하는 사랑과 신뢰의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서로 대화의 만남이 없이 살아왔습니다. 선생님께서 부인에게 드린 것 위에 하나 더 드릴 것이 있는데 그것은 진실한 사랑의 만남입니다.”
 오늘 날 우리들은 거칠고 메마른 사회에서 날로 끔찍해지는 범죄 현상을 봅니다. 십대의 청소년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왜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 사이에 진실한 사랑의 만남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물질적으로 필요한 것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천만한 생각입니다. 진실한 사랑이 깃든 관계, 그것은 오 리를 가자고 할 때 십 리를 동행하고, 겉옷을 달라고 할 때 속옷까지 줄 수 있는 ‘더 줌’의 만남입니다.

「365일 오늘의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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