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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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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을 길러 팔아 연간 3백억원을 번 일본 업자 한 사람이 어제 신문에 보도되었다. 범연하게 보아넘길 수 없는 일이요, 그러해야 할 이유를따져 보고자 한다. 이 세상 어느 나라나 그 나라의 기후풍토에 가장 적성인 작물이 있게 마련이요, 그 작물로 농사를 지으면 일이 수월하기가 그지없다.한반도와 옛 고구려 영역이던 요동지방에 가장 적성인 작물은 콩이다.그러기에 콩은 우리 나라 어디에 심어도 되지 않은 곳이 없고 심어서 거름한번 주지 않고 거두어 들이기만 하면 된다. 광복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콩생산량이 전세계 총 생산량의 80%를 차지했다면 알만하다. 그동안 농업정책이 어떠했길래 그 종주국을 미국에 빼앗기고 수입해 먹기까지 하고있으니 범연하게 보아 넘길 수 없는 이유의 그 하나다.18세기 실학자 이익의 [대두론]에 보면 만약 우리 나라에 콩이 없었다면 그 많은 흉년과 기근 외침틈에서 민족이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 하고, 나라 유지의 저력으로서 대두 국력론을 폈었다. 6·25 한국전쟁에서콩을 원료로한 된장과 두부 콩나물이 없었을 것을 가상해 보면 선견이 아닐 수 없다.뿐만이 아니다. 종주국이기에 한국 음식의 기조가 콩이다. 간장 고추장담북장 쪽장 찝장 등의 36가지 장류와 콩장 콩국 콩떡 콩자반… 콩이 들어가는 음식이 80여가지나 된다. 심어 먹던 콩종류도 다양하여 콩타령까지생겨났다. [손님오나 까치콩 /흥부집의 제비콩 /하나 둘 다섯콩 /고양이본쥐눈콩….]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고유의 음식들이 무참하게 침범당하고있는데 외침을 받지않는 그러고도 가장 한국적인 고유 음식이 콩나물이다.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이웃인 중국이나 일본에서 녹두를 기른 숙주나물은해먹어도 콩나물은 잘 모른다. 저칼로리면서 아스코르빅산 등 희귀 영양소를 포함한 영양가가 골고루 들어있는데다 실내에서 짧은 시간내 길러먹는야채라는 점에서 야채에 굶주린 고위도 지방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각광받을 비장의 식품인 것이다.한국이 종주국인 김치는 현재 전세계 1백12개국에서 먹고 있는 세계적식품이다. 한데 그 수요의 85%를 일본이 차지, 돈을 벌어 들이고 있다. 콩나물도 김치꼴이 될 날이 멀지않은 것 같다. 국가 보호무역의 담이 높을수록 기존 제조업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보다 딴나라에 없으면서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우리 고유 상품을 보다 많이 개발하여 팔아먹어야 하는데 바로 문전에서 일본에 그 이권을 번번이 빼앗기고 있으니 범연히 보아넘길수 없는 이유의 두번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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