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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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기 전에.....송은상옛날 어느 시골마을에 자신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는 여자가 있었다. 흙일로 투박해진 손, 햇살에 그을린 얼굴, 출산과 육아 등으로 무너진 몸매, 영양결핍으로 거칠어진 피부가 여자를 여자로 보이지 않게 했다. 부지런한 아내 덕에 간신히 가장 노릇을 해온 남편은 이런 여자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저자거리를 돌며 허랑한 물이 든 때문이었을 것이다.결국 소박을 맞게 된 여자는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거울을 보았다. 아무리 내키지 않는 친정행이었지만 이런 모습으로는 차마 갈 수 없어서였다.여자가 목욕을 하고 분을 바르고 시집올 때 입고온 단 한 벌의 나들이옷으로 갈아입었다. 막상 여자가 길을 떠나려 하자, 남편은 소리 질렀다. “잠깐! 이러고 보니 예쁜걸.” 결국 여자는 남편이 치마꼬리를 붙잡는 바람에 주저앉게 되었다.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가 들려 준 이야기다.요즈음에는 이 이야기 속의 배역이 바뀌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남편은 가장의 멍에를 진 채 기진맥진해 있다. 그러나 감각적이고 쾌락적인 것을 추구하는 분위기 속에서 허랑해진 주부들의 일탈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시인 이성부님은 ‘아름다움은 그것을 버릴 때 완성된다’고 했다.향락적인 소비문화에 젖은 남편과 아내들이여! 서로의 숨겨진 미덕을 보지 못한다면 그 틈에서 희생되는 것은 죄없는 우리의 아이들이다. 소년 범죄율과 함께 불륜으로 인한 이혼율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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