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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자녀의 작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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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해외토픽에서 참으로 어이없는 기사와 사진을 본 적이 있다.초등학생 정도의 어린딸아이가 담배를 즐길 권리가 있다며,그것을 피우는 골초아이를 대견스레 바라보는 정신나간 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서구문물이라면 비판 없이 흡수하는 우리들 앞에 조만간 펼쳐질지도 모를불안한 풍경이었다.아직 분별력과 사고력이 형성되지도 않은 아이의 인격을 존중한답시고 부모가 드는 매를법으로 심판하는 서구의 제도와 교육의 구멍을 우리는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한다.나무는 어릴 때 휘어잡아야 곧은 나무로 자란다는 진리에 따라,난 내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어머니의 이름’으로 그의 인생에 대해 많이 간섭하고 참여할 것이다.지상에서 가장 성스럽고도 무거운 단어가 어머니이다.어머니라는 말은 여자에게 한 생명이책임지어지는 순간부터 씌워지는 굴레이다.그 이름엔 절대적인 의미와 무게가 실려 있다.우리 어머니들은 순백의 혼을 지닌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 제 빛깔을 선명하게 낼 수 있도록아름다운 바탕색을 깔아줘야 한다.아이의 길잡이로서 어머니의 교육은 나침반과 같다.아이들이 길을 헤매지않도록 어머니는움직이는 나침반이 되어 방향을 잡아주고 삶의 약도도 그려줘야 한다.그러면 아이들은 성년이 되어서도 자기가 가야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나는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아들의 유년기엔 주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데 역점을 두었다.이제 그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기본적 윤리관과 분별력을 가지게 되었다.여자 친구에게서 야릇한 카드를 받은 후부터는 아침마다 까치집 머리 위에 물을 뿌리며 거울을 들여다 볼 만큼 몸과 마음이 성숙해졌다.그런아이에게 요즘 가장 신경을 써 주는 것은 사물을감각적으로 풍요롭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감성을 키워 주는 일이다.통기타 가수의 음률이 흐르는 야외 카페의 붉은 조명 아래서 가족과 함께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기게 한다.도서관에 들러 책을 고르게 하고 은행에 데리고 가 불우이웃 돕기함에 단돈1천원이라도 제 손으로 넣게 한다.장애인이 지나가면 그들은 놀림의 대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불편한 사람임을 인식케 한다.잠자리 날개를 떼며 즐거워할 때 잠시 잠자리의 심정이 되어보게 하고,엄마가 따뜻한 주먹밥을 베란다너머로 내던지는 이유는 새끼밴 들고양이가 굶주림에 지쳐,먹이를 찾아 눈 덮인아파트 잔디 위를 헤매기 때문이라고 말해준다.아이의 등교 길을 동행하며 사오정 시리즈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와의공감대를 놓치지않으려는 의도이다.이미 아이에게 노출되어진 사회의 모순과 어른들의 갈등 등에 대해서도현상을 설명해주며 인생살이가 결코 안락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해 준다.어머니는 아이들의 작은 신(神)이다.때문에 아이들은 어머니의 열려진 의식 틈 사이로 세상을 내다본다.어머니로 산다는 것은 아이를 통해 인생을 두번 창조해 내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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