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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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장 갖고 싶어하는 것이 휴대폰이었지.언제나 “안돼”하고 견뎠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승복하고 말았단다.대신 성경에 10계명이 있듯이 엄마와 10가지 약속을 했던 것 기억나니.첫째 교회 열심히 다니기,둘째 교회 지각 안하기,셋째 오전 7시까지 일어나기,넷째 학교 지각 안하기,다섯째 아침밥 꼭 먹기,여섯째 도시락 가지고 가기,일곱째 술집 안가기,여덟째 휴대폰 가격 2만5천원 넘기지 않기,아홉째 담배 안피우기,열째 공부 열심히 하기.휴대폰과 10가지 약속을 교환하고 방학이 됐지만 너는 오후 1시에 일어나 아침겸 점심을 먹고 곧장 친구들과 마음껏 뛰놀고 오후 9시에 들어와 저녁 먹고 밤 늦도록 TV나 컴퓨터를 하고 잤지.그리고 친구들 만날 때는 꼭 돈을 달라고 했던 것도 기억하지.엄마는 그때마다 한번도 거절하지 않고 너에게 돈을 주었단다.개학을 하면서 남들은 숙제 한 것을 가지고 학교에 갔지만 너는 가방 속에 아무것도 넣을 것이 없었지.하지만 엄마는 너와 싸우지 않았단다.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는 내게 마음이 태평양 바다인지 모자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엄마가 과연 모든 것을 잃은 것일까.모두다 잃은 것 같지만 얻은 것이 있단다.도시락도 안 가져가고 아침도 잘 먹지 않아 마른 체격이던 네가 방학동안 튼튼해졌기 때문이다.아마 친구들이 깜짝 놀랐겠지.방학동안 마음껏 자유를 주면서 엄마가 바란 한가지 목표는 건강이었다.건강하면 모든 것을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아들아,앞으로는 공부에 조금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구나./현근이 엄마(서울 전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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