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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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업을 하는 마흔여섯살의 김모씨는 전업주부인 아내와 고등학교 1학년,중학교 3학년의 두 아들을 두었다.그는 IMF 체제 때 큰 위기를 만났지만 이를 악물고 노력한 끝에 사무실이 정상적으로 굴러 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그러나 요즘엔 허탈감에 빠져 일하기도 싫고 아예 직업을 바꾸고 싶은 생각만 간절하다.아내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았지만 아내로부터 “다 늙어서 철딱서니 없는 말만 한다”는 핀잔만 들었다.그는 언제까지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가.과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란 생각을 하면서 아내와 아이들로부터 도망가고 싶어지는 생각의 수렁에 빠진다.그러다 보니 무기력증,두통,불면증,불안초초,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이어 성기능장애까지 찾아왔다.김씨의 아내 역시 남편 못지않은 심리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그녀는 결혼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만 전념했다.그녀는 부모의 역할이 죽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어느새 성장한 자녀들은 부모의 관심을 간섭으로 생각했다.방문을 닫고 들어가버리는 아이들을 보면 마치 둥지에서 날아가 버리는 새들을 보는 것 같았다.그녀는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고 사회교육원 강의를 들으러 다니며 사교모임에도 참석했지만 텅빈 공간,텅빈 마음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았다.이런 중년기의 심리적 특성은 청소년기에 겪는 정서적 혼란처럼 정상적인 발달과정의 증거로 봐야한다.심리학자 칼 융은 ‘상승정지증후군’이란 용어를 사용했다.사회적 성공을 위해 매진하다가 어느덧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음을 깨닫게된 중년남성들이 ‘인생의 정오’에서 바로 ‘제2의 사춘기’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또 시간이 제한된 부모의 역할을 깨닫지 못한 여성들은 ‘빈둥지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심리적 위기를 만난다.어느 순간 엄마의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을 때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는 것.전문가들은 엄마가 자녀에게 ‘왜 그렇게 무관심하느냐’고 불평을 하거나 남편에게 화풀이를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슬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록 힘든 상황을 쉽게 벗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중년기 위기는 새로운 인생구조를 구축하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그러기 위해 유연성을 갖고 마음을 열 것,중년기 위기를 담담하게 수용할 것,우울한 감정도 성장을 위한 움츠림으로 인정할 것,최후에 갖고 싶은 이미지를 확립할 것,문제를 덩어리로 뭉뚱그리지 말고 쪼개어 볼 것,건강을 돌보는 생활양식으로 바꿀 것,감정을 표현할 것,내 인생은 스스로 선택한 결과라고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자녀에게 도움을 요청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40대 부모도 10대 못지 않는 엄청난 혼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음을 자녀에게 알린다.부모도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면 자녀들이 부모를 돕게 된다.부모를 돕다보면 스스로의 문제해결 뿐아니라 성숙에 이르게 된다.중년기 위기는 ‘과연 우리가 무엇 때문을 위해 사는가’라는 허무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기에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 상실과 가치관의 혼돈을 가져 올 수 있다.이에 대해 목회자들은 중년의 위기는 영적위기라고 말한다.중년기에 처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적의미에서만 충족될 수 있는 실존적 공허를 갖고 있다는 것.따라서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3가지의 관계회복이 필요하다고 권면한다.먼저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을 갖는다.기도생활과 잠들기 전과 잠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하는 말씀묵상은 중년기에 바람직하다.둘째,가족관계에서 사랑의 의미를 느껴야 한다.가정예배 가족여행 등을 통해 가족관계를 회복하고 대화하는 가정으로 만든다.셋째,사람들과의 깊은 만남을 갖는다.이를 위해 일방적인 배움의 모임보다 느낌을 나눌 수 있는 동아리모임,소그룹 성경공부모임,아름다운 찬양이나 가곡을 부르는 중년합창단 모임 등에 참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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