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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의 부부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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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이 시작돼 지구촌 구석구석이 각종 이벤트로 술렁대는 분위기다.시간의 흐름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건만 뭔가 새 천년엔 달라져야 한다는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부부생활,결혼제도는 과연 어떻게 변화될까.바람직한 미래의 부부상은 어떤 모습일까.역시 궁굼해지는 밀레니엄 현상 가운데 하나로 꼽게 된다.그러나 인간사 대부분이 그렇듯 사람의 욕망과 바램이 과거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부부간의 역동적 심리관계도 눈에 띄게 변할 게 없으리라 본다.다만 지나온 시대를 잠시 반추해보면 장래 결혼생활의 유형이나 시스템에 있어서 몇가지 가능한 변화가 예상된다.알다시피 20세기 후반은 여성 해방의 전기를 맞은 시대였다.기혼여성의 재산권이 인정되었고 피선거권과 더불어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남녀평등의 시대를 맞이한 셈이다.그 결과 부부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상당수 주부들이 직업을 가졌고 경제권도 남편과 함께 나누는 경향이 생겼다.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조사업무 외에 사회봉사활동이나 공부를 계속하기도 한다.성적 주도권도 찾아가고 있다.성 해방의 물결을 타고 성문제를 남편과 공유해야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섹스를 단지 자녀 출산에 큰 의미를 두었던 지난 시대와 판이하게 그 개념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성적 욕구의 발산이 자연스러운 일이고,건강에 유익하다는 쪽으로 기울고있다.부부간 성생활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친밀감 더하기 오락적 개념으로 까지 확산되고 있다.때문에 부부란 권력관계에서도 자연히 변화가 생겼다.힘의 균형을 강조하다보니 남자의 일방적 강요나 여성 편견에 따른 갈등이 심화되면 이혼이라는 적법한 절차를 따를 수 있다.이혼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이혼의 증가는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고,반드시 나쁜 현상이라고 보기만은 어렵다.그만큼 부부간 자유도가 높아가고 있다는 조짐일 수 있다.해서 부부간의 새로운 역학관계를 새로운 시대에 요구한다는 목소리로 받아들이 수 있다.미래 세대의 부부들은 보다 더 풍요롭고,자유로운 결혼생활을 꿈꿀 것이다.여성들은 ‘전업주부’라는 말보다,인간적 정체성을 찾는 일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것이다.부부 모두 삶의 질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어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레저활동 등에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되기를 바란다.부부간의 관계도 친구처럼 평등한 관계로 발전될 것이다.이혼의 증가는 기존의 결혼문화에 새로운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개방형 결혼(서로 사랑하고,가정에 관심이 있으나 각자 이성 친구가 있어도 관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는 결혼)이나 잠시 동거후 결혼을 해보겠다는 커플들도 생겨날 것이다.혼전 성관계나 재혼에 따른 사회적 낙인도 점차 불식될 것이다.개성의 존중과 자유로움이 우선시되고 부부간 성적 궁합이나 매력,그리고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친밀감이 이상적인 부부생활의 모습이라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부부 중심의 독립된 생활을 원하기에 시댁이나 친정에서 부부생활에 대한 관여도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결혼이란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보라.노총각 노처녀란 닉네임이 크게 문제되지도 않을성 싶다.결혼생활은 전보다 더 사적인 성격의 일로 규정되며,각자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될 애정문제로 생각할 것이다.이런 생각들이 이기적이며 지나치게 기능적인 인간관계라 우려할 지 모른다.그러나 결혼생활의 유연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려는 새로운 세대들에겐 이런 양식이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훨씬 더 민주적이라 믿을 것이다./신승철(남서울병원장·정신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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