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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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야생공원에 가면 사자들이 한가하게 누워있는 앞에 임팔라 사슴떼가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잡아 먹고 먹히는 관계이면서 평화공존하는 데는 오묘한 자연의 법칙이 작용한 때문이다.사자는 사슴 한 마리만 잡아 먹으면 사나흘은 배가 고프지 않고 사슴떼는한 마리만 희생하면 사나흘간 사자의 보호권안에 안주함으로써 사막의 무법자 하이에나떼의 무지막지한 살육을 면할 수 있다. 이 희생양을 위해 한 마리를 집단행동에서 따돌려 쇠약하게 한다. 곧 왕따 사슴을 만들어 바치고 집단안보를 유지해나간다.중국 서남부 산간지역에서는 야생 원숭이들을 사육하는데, 그 우리안에 돼지를 함께 넣어 기른다. 돼지가 없으면 원숭이들은 좌충우돌 저희들끼리 싸워 상해를 입히기 일쑤다. 이 투쟁본능의 피발산체로 돼지가 십상이다. 아둔해서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돼지는 원숭이의 집단평온을 유지시키는 왕따다.원님한테 꾸중들은 이방은 아전을 꾸짖고, 아전은 집에 돌아와 마누라를, 마누라는 며느리를 꾸짖고, 며느리는 부엌에 들어가 강아지 배를 걷어참으로써 스트레스를 전위시킨다. 이때 깨갱거리는 애꿎은 강아지가 왕따다. 외지에서 새로 들어온 머슴이나 며느리, 서당이나 관아감옥에 새로 들어온 신출내기는 고참자에게 모욕적인 학대와 린치를 받게 마련이다. 이때 신출내기가 왕따다.이상에서 보듯 ①동물이나 인간이 집단생활을 유지시키고 결속시키는 방편으로 ②증오를 제삼자에게 발산시켜 집단의 평온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③강자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전위시키는 방편으로 ④집단에 길들지않은 이질요소를 동질화하는 방편으로 왕따를 만든다. 서양같은 이동성 개인주의 사회보다 한국같은 정착성의 집단주의 사회일수록 집단 논리에 의한 따돌림이 심하며, 그 그릇된 논리의 온상에서 지금 전국에 5,400명이라는 왕따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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