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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관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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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인 효식이는 어리지만 세상을 볼 줄 안다.식물의 잎이 어떤 색으로 변해가는지 언제 꽃이 지는지.하늘이 어떤 때는 파랗고 어떤 때는 회색인지….집에서 할머니 댁까지 몇 정거장이나 되는 먼 거리를 형과 함께 걸어가거나,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늘 지나가는 덤불 풀들에게 언제나 인사를 건네는 효식이에겐 안부를 묻는 친구 잎사귀도 있다.언젠가 텔레비전 야구중계를 보면서 열광하는 관중석을 보고 아빠가 이렇게 말했다.“선수들은 야구를 하면서 돈을 벌기도 하지만 저 사람들은 저렇게 열심히 응원한다고 떡이 나오나 밥이 나오나”효식이는 “재미라는 떡이 나오잖아요”라며 명쾌하게 결론을 내린다.영어 선생님이신 엄마는 이래라 저래라 생활지침을 내려주기보다 늘 하늘이 어떤지,풀들이 어떤지 잘 보라고 이른다.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효식이에게 늘 공책과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어느 훌륭한 작가의 예를 들려주며 그림을 잘 그리려면 사물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해준다.영어공부를 위해서 단어를 외우게 하기 보다는 잘 고른 동화를 읽어준 후에 그 내용으로 대화를 나눈다.“Blue sky,yellow sun…”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아이는 기분좋았던 대목들을 얘기한다.비가 잔뜩 내려 컴컴하다가 어느 순간 활짝 개이며 무지개가 뜨는 부분을 떠올리면서 아이는 꾹 참고 견디면 다시 밝은 날이 오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얘기한다.할머니댁에 가는 길에서,그리고 한 편의 동화에서 아이는 많은 것을 배운다.보이는 것을 볼 줄 알고,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는 눈을 기르고 그림 실력과 영어 실력은 덤으로 얻는다.그렇게 사물과 자연과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아이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끄집어 내어 주는 것,바로 그것이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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