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치는 소리개
본문
장자의 친구인 혜자(惠子)가 양(梁)나라의 재상으로 있었다. 어떤 사람이 혜자에게 귀띔하기를 “장자가 당신을 밀어내고 재상이 되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혜자는 두려워 하여 3일 동안 밤낮으로 장자를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이를 안 장자가 혜자를 만나 말했다. “남쪽에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을 원추라고 하네. 자네는 그 새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원추는 남쪽 바다에서 출발하여 북쪽 바다로 날아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쉬지 않고 대나무의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단물이 나오는 샘이 아니면 마시지도 않네. 때마침 소리개가 썩은 쥐를 얻어가지고 있는데 원추가 그 위를 날아갔네. 이를 본 소리개는 썩은 쥐를 빼앗길까봐 두려운 마음에 꽥하고 소리를 질렀지.” 장자는 재상자리를 빼앗길까봐 두려워하는 친구를 소리개에 비유하여 어리석음을 깨우치고 있다. “발돋움하면 서있을 수 없고, 가랑이를 벌리면 걸을 수 없다. 자기를 보이는 사람은 밝게 드러나지 않고, 자기가 옳다고 우기는 사람은 빛나지 않으며 자기를 자랑하는 사람은 도리어 공적이 없게 되고, 자기를 과시하는 사람은 도리어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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