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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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서 숨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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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읍 예배당에서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이번 부흥회에는 예배당 안팎이 차고 넘치도록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벌써 여러 병자를 고쳤다는 부흥 목사의 소문이 먼 동네까지 퍼져 각색 병자들은 물론, 호기심에 이끌려 참례한 사람들도 여럿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데 그 부흥 목사는 아주 죽을 뻔한 상태에 빠졌다가 기도의 힘으로써 기적적으로 되살아난 사람이었다. 그 뒤부터 그는 ‘하나님이 다시 살리셨으니 나는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죽겠다.’라는 생각을 실천해 왔다. 그래서 부흥 목사로 나서 그간 병 고치는 신령한 은사를 받은 대로 발휘하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S읍의 그 예배당 부흥회의 새벽기도회 후에 피를 쏟고 쓰러졌다. 얼굴이 백지장 같은 게 마치 송장을 보는 듯해서 교회 중진들은 그에게 부흥회를 그만두고 집에 가서 몸조리할 것을 간곡히 권하였으나 목사는 “주의 일을 하다가 강대상에서 죽는 것처럼 영광된 일은 없소.”라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날 저녁집회를 인도하기 위해 목사는 여러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나타났다. 송장이 따로 없어 보였지만 오직 두 눈만은 열정으로 타는 듯했다. 누구든지 삼십세 안팎으로 볼 만큼 아직 젊은 그 목사는 불을 내뱉듯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여 예배당은 온통 대 화염에 파묻히고 말았다. 빼빼 말랐던 영혼들은 죄의식을 느끼고 애통해 하는데 방금 전까지 무서운 힘의 소유자가 되어 세 차례 강단 위를 뛰놀던 그 목사는 그만 한순간에 거꾸러져 버렸다. 숨을 거두기 전에 목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걱정들 마시오. 도리어 기뻐하십시오. 저는 주의 일을 하다가 이렇게 죽게 된 것을 무한 감사합니다. 서울에 있는 내 아내에게는 ‘당신의 남편 되는 사람은 그 소원을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었다.’고 편지하여 주시오.” 그런데 그 부흥 목사는 평소에 “죽음을 무서워하는 그 삶은 죽음 그것보다 더 무섭다.”라고 말해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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