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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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일을 찾는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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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어느 여름철인데 40세 정도의 남자가 내게 찾아와서 “목사님, 제가 금년에는 어린이 여름 성경학교를 위하여 봉사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내색을 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분이 계속하여 “목사님, 아시다시피 제가 가르칠 수는 없고”까지 말이 끝나자 나는 안도감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 분이 도저히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이 아닌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계속하여 이르기를 “해마다 성경학교 때에 보면 더위 가운데 아이들이 물 마시는 일이 중요한 일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므로 금년에는 제가 아이들에게 냉차를 준비하여 마시게 하는 일을 맡아서 하겠습니다.”고 하였다. 그렇게 하라고 승락을 하였더니 그 여름에는 분말 쥬스에 얼음을 넣어서 어린 아이들을 질서정연하게 음료수를 마시게 하여 보람 있는 봉사를 하게 되었다. 교회 봉사란 언제나 열려져 있는 분야이면서도 자기 분수를 외면한 지나친 열심자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시험에 빠질 때가 있다. 자기의 능력을 알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봉사의 분야를 찾아 헌신하는 일꾼이 아쉽다. 오히려 남이 꺼려하는 가장 낮은 일을 찾는 일꾼이 요청되는 현실이다. 금년에도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얼마 후면 어린이 여름 성경학교가 시작이 된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플라스틱 컵으로 아이들을 일렬로 세우고 물을 마시우던 그 교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다른 곳으로 이사 간 그 분이 금년에도 어느 교회에서 또 물컵을 들고 분명히 봉사할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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