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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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을 한번만 빠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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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4월, 내가 근무하던 곳에서의 일이다. 여러 부서에서 취미 활동반이 있었는데 늘 주일에만 모이게 되니 항상 그 대열에 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몇 번 사내 주최로 산악회 모임이 있었다. 내가 늘 불참하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절대로 빠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직접, 간접으로 많이 듣고 있었다. 나 한사람 때문에 사기가 저하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도저히 주일에는 갈 수가 없다고 확실하게 이야기했지만 모두들 어떻게 해서든지 그날 하루를 빼앗으려는 심사들이었다. 그의 이런 속사정이 부상관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런 일을 가지고 그분이 꼭 설득시키러 오셔야 되겠냐는 차가운 비서의 말이 들렸다. 나는 정말 고민하지 않을 수없었다. ‘주일을 한번만 빠져볼까 주일을 꼭 범해야 하나’하는 번민이 계속 되면서 소외감까지 느끼던 중 참으로 좋은 생각과 용기까지 생겼다. 하루 전날 상관과 나의 결판은 어려움 속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진실하게 정중히 이야기했다. “다른 날 같으면 모르겠지만 내일은 우리 기독교에서 가장 큰 행사로 지키는 부활절이기 때문에 그 하루만은 절대 빠질 수가 없습니다. 정말 절대로요.”그 해 부활 주일은 한없이 감격했고 그 하루가 지켜졌기에 주님의 축복 속에서 아무런 장애 없는 날이 계속되었다. 오늘도 주일아침 텔레비젼에서 만화가 유혹을 해도 아직도 잠이 덜 깬 모습으로 교회로 향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소중한 주님의 날을 지킬 수 있는 축복과 형통함이 앞으로도 자자손손 이어주실 것을 기도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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