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섬의 새끼 바다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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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낙원 갈라파고스섬의 하얀 모래 해변에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푸른 바다거북들이 알을 낳아놓은 거대한 보금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몸무게 150kg까지 자라는 푸른 바다거북의 새끼들은 4월과 5월에 알에서 부화되어 나오는데 알에서 나온 새끼들은 바다를 향해 죽느냐 사느냐의 질주를 시작한다. 육식을 하는 새들이 새끼거북이들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질 무렵 먼저 갓 부화된 바다거북 한 마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달린다. 한 배에서 나온 수십 마리의 다른 새끼들이 뒤따라와도 안전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바다거북 새끼들의 보금자리를 발견한 관광객들은 그 모습을 조용히 덤불 속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먼저 1cm 쯤 갈색머리를 한 거북이 새기가 머리를 내밀었다. 그때 지빠귀 한 마리가 날아 내려와 내밀은 거북이의 머리를 쪼아대기 시작했다. 그 새는 거북이를 끌어내려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저마다 어린 거북이 새기를 구해야 한다며 나서려고 했다. 안내원은 그런 관광객들을 제지하며 말했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사람들은 거북이를 구해야 한다는 측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어 점점 언성을 높였다. 이 같은 인간의 불협화음으로 놀란 지빠귀는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결국 마지못한 안내원이 새끼거북을 구멍에서 꺼내 바다 쪽으로 가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벌어진 사태를 보고 사람들은 모두 크게 당황했다. 구출된 새끼 거북 한 마리가 안전하게 달려가자 수백 마리의 새끼거부들이 그것을 안전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보금자리에서 쏟아져 나와 바다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람들의 간섭이 어리석은 행동이었음이 분명해졌다. 새끼거북들은 나와도 안전하다는 그릇된 신호에 따라 그들의 돌진을 너무 일찍 시작했던 것이다. 아직 훤했기 때문에 그들은 먹이를 노리를 포식동물들의 눈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하늘은 먹이를 보고 몰려든 군함새, 부비, 갈매기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는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거북이들을 한 마리씩 낚아 채가기 시작했다. 그제야 자신들의 실수를 깨달은 사람들은 바다로 뛰어가 몇몇은 바다거북을 주어들거나 또 몇몇은 하늘의 새들을 향해 허황한 손짓을 할 뿐이었다. 자연의 섭리가 인간의 지식 이상인 것을 생각했더라면 이처럼 경솔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자연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심을 너무 쉽게 망각하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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