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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모자라는 율곡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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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 선조 때의 학자였던 율곡 선생의 부인은 어딘가 모자라는 여성이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간혹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율곡을 무안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그 부인은 돌아가신 율곡의 아버님의 제사 때면 차려 놓은 제상에 다가가 슬금슬금 음식들을 하나씩 집어 먹기 일쑤였는데 효성이 지그가기로 소문난 율곡과 가문의 명예를 목숨처럼 여기는 문중 선비들의 눈에 이 모양이 참으로 한심하고 가관이었을 것이다. 그래 참다못한 선비들이 율곡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말리라고 하였고, 그 행동을 꾸짖는 어른도 있었다. 그때마다 율곡은 “그냥 두십시다. 선친께서는 저 모자라는 며느리를 무척 아끼고 사랑하셨는데, 당신의 제사상에 오른 것을 집어 먹었다 해서 며느리를 책망하면 제사상 받으시는 선친의 마음이 기쁘시겠습니까”라고 덤덤하게 말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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