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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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잇대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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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가면 지금도 수도원이 많다. 그 수도원들을 몇 군데 방문해보았지만 참 놀라운 것 두 가지 있다. 가보지 않고는 깨닫기 어려운 것이다. 하나는 수도원이라는 데는 한 번 들어가면 나오는 일이 없다. 우리처럼 들어가서 기도 많이 하고 수양하고 복받고 내려오고, 하는 게 아니다. 거기 들어갈 때에는 호적을 지우고 들어간다. 한 번 들어가서는 끝나는 것이다. 거기서 죽는 것이다. 감옥처럼 만들었다. 한번 들어가서 하늘나라로 직행하고 마는 것이다. 그게 수도원이다. 정말 종말론적인 곳이다. 또 하나는, 그러면서도 계속 아무 바램도 소원도 없이 감사하는 곳이다. 행복한 곳이다. 그래서 어느 수도원에 가니까 써붙였다.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Today is the happiest day for us.)' - 이렇게 써있었다. 인사를 하니까 "오늘은 행복한 날입니다"하고 인사를 받았다. 왜 내세를 환하게 바라보고 있으니까. 그게 바로 수도생활이라는 것이다. 죽음 앞에 적극적으로 사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 - 사도 바울은 말씀했다. "I have crucified with Christ." 유명한 말씀이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갈2,20)" 한다. 이미 죽었다고 했는데 오늘의 본문에서는 "날마다 죽노라"하고 십자가에 못박히는 것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매일 죽노라, 매일 죽노라 - 왜 이것이 매일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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